계란찜은 자취 초기에 여러 번 했었는데 만족스러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몇 년 만에 도전해서 또 실패. 아무 맛도 안 났다. 나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조리 전 간 보는 것을 꺼린다. 계란 물이나 양념장 같은 거, 익히지 않고는 찍어 먹어 볼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처음 하는 요리는 레시피를 여러 개 찾아본다. 재료 최대한 덜 들어가는 것으로. 계란찜은 그냥 소금간 대충 하면 될 것 같아서 안 찾아봤더니 망했음.
좋아하지도 않는 호박전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도전. 이거 하나 때문에 부침가루 사기도 뭐해서 그냥 계란 물로만 했더니 따로 놀아서 망했음.
교정 때문에 잘 못 씹어서 해 먹었던 거. 팽이버섯도 한 4~5등분 해서 잘라 넣었던 것 같다. 노릇노릇 구워서 고춧가루 푼 간장에 찍으면 먹을만함. 느타리버섯을 좋아하는데, 내가 잘 못 고르는 건지 요즘 나오는 게 그런 건지 질겨서, 안 좋아하지만 잘 씹히는 팽이버섯을 사게 된다.
음료수를 제외하고, 냉장고에 제일 자주 채워두는 게 계란 같다. 10개 사면 유통기한 내에 못 먹을 때도 종종 있어서, 잘 안 먹을 것 같으면 비싸도 4개를 사기도 한다. 계란 사면 반 이상은 라면에 넣어 먹는 듯. 예전에는 프라이를 하거나 삶아서 많이 먹었고, 맥반석 계란처럼 전기밥솥에도 많이 해 먹었다. 지금은 삶은 계란을 안 좋아함. 노른자 안 먹는 사람들을 유난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나도 잘 안 먹는다. 프라이 할 때도 노른자 다 터뜨린다. 처음엔 잘 못 뒤집어서 그랬던 건데, 이제는 그냥 그렇게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