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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 DRINK

편식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그러나 오늘은 짜장파티. 맛으로 치자면 짜파게티>짜장파티>>>>>>>>>>>>>짜짜로니 인 듯.
나는 라면 외의 면 요리를 안 좋아하는데, 대표적인 게 국수. 집에서는 비빔국수로 먹으면 되지만, 학교에서 급식으로 잔치 국수 이런 게 나오면 정말 짜증. 고등학교 때도 자취를 했기 때문에 나오면 그냥 먹었지만, 밥은 안 주고 국수랑 김치만 떡 내어주면 이건 정말 질 나쁜 폭력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몇 번 그러다 드디어 밥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받긴 했는데, 반찬은 늘지 않았다는 게 문제. 김치도 좀 가리는지라 먹는 둥 마는 둥. 김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 집에서는 김치에 젓갈을 넣지 않는다. 김치뿐만이 아니라 젓갈은, 독립적인 반찬(?)으로도 안 먹는데, 아버지는 그나마 새우젓이라도 드시지만 나는 어렸을 때만 먹고 지금은 전혀. 예전에 룸메가,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 젓갈이야, 젭라 한 번만 먹어봐. 이래서 한 번 먹어본 게 끝. 아무튼, 이래서 어렸을 때는 집 밖에서 김치를 안 먹었다. 지금은 젓갈 맛이 튀지만 않으면 그냥 먹고. 김치의 익은 정도는 여전히 신경 씀. 새 김치>>조금 묵은 김치>>>>>팍 익은 김치>어정쩡한 김치, 정도? 회를 먹어본 횟수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어렸을 때 두세 번 먹고 먹어본 기억이 없다. 급식 때 비빔밥에 육회 넣어주면, 암ㄴ알미;ㄴㅇㄻㄴㅇㄹ. 떨리는 젓가락으로 골라내기. 여기까지 들으면, 어머 얘는 순대도 못 먹는 거 아니니,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잘 먹어요. 곱창 사랑해요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익히고 안 익히고가 문제인 것 같다. 생선은 등 부분이나 꼬리만. 배 부분을 먹을 땐 표정 썩는다. 어렸을 땐 날계란도 곧잘 깨 먹었는데, 요즘은 비려서 라면에도 안 넣고, 간장계란밥도 안 해먹는다. 삶아 먹기는함. 아 또 뭐가 있지. 아, 앞서 미역국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미역국에 쇠고기가 들어가는 게 정말 싫다. 닭고기는 더 참을 수 없어. 홍합은 괜찮음. 미역을 볶아 국에 기름이 뜨면 숟가락이 안 간다. 그래서 내가 끓이는 미역국엔 오직 미역과 마늘과 소금만 들어감. 전에 누군가 미역국에 캔 참치를 넣는다고 해서 식겁. 된장찌개에는 된장, 마늘, 고추, 감자, 두부는 별로. 된장찌개는 좋아해도 청국장은 싫어요. 김치찌개에는 김치, 마늘, 고추, 참치. 마늘과 고추만 있으면 됨. 마늘은 다지지 않고 그냥 썰어 넣는 걸 좋아한다. 미역국 얘기에 느끼한 걸 싫어하나,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라면 끓일 때 면발을 끓는 물에 한 번 살짝 넣었다가 꺼내서 기름을 빼고 다시 끓이기는 하지만- 나는 치즈도 되게 좋아하고. 아니 치즈는 좀 얘기가 다른가. 기름으로 만들어진 느끼한 건 정말 싫어서 사골국도 안 먹..는 걸 보면 어.. 모르겠다. 매운 음식은 좋아하지만 잘 못 먹고, 짠 것보다는 싱거운 게 좋다. 라면 같은 건 살짝 싱겁게 끓이는 편. 면도 덜 익혀서 내가 라면 끓이면 아버지나 동생은 좀 더 불에 올려두기도. 아니, 딱 좋은데 뭘 더 끓이고 그러시나. 라면은 역시 신라면. 전에 외도 한 번 하겠다고 진라면 끓였었는데 내가 라면을 먹는 건지 밀가루를 퍼먹는 건지. 입맛이 없던 때라 그랬을지도 모르겠는데. 라면은 함부로 바꾸면 안 되겠다는 교훈을 얻었음.
나 좀 신나게 써 재낀 듯. 음식이든 뭐든 까야 맛. 라면으로 시작해 라면으로 끝나는 훈훈한 편식 얘기. 문단 나누기 좀 애매해서 그냥 다 이었다.
> 23:05
아- 제일 중요한 밥 얘기를 빼먹었는데, 나는 질게 지어진 밥을 정말 싫어한다. 밥알은 입 안에서 한 알 한 알 날아다녀야죠. 생쌀 밥도 곤란하지만, 밥이 질면 내 입에선 이게 밥이야, 죽이야 소리가- 나오진 못하고 그냥 주는대로 먹는다. 별 수 있나요. 난 밥을 아주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요. 어쩔 땐 정말 감탄한다니까. 귀찮아도 밥은 꼭 한 끼씩만. 색 변하고 식감 변한 밥을 어떻게 먹는담♪ 이라기보다는 언제 또 밥 먹을지 나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