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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건축학개론, 2012


모른 척 할래야 그럴 수 없었던 초롱초롱한 눈이 경멸로 바뀌었을 때, 제대로 시작도 못 했던 설익은 마음도 끝이 났다. 넌 쌍년 운운할 자격 없어, 새끼야. 그렇게 여운이 남는다는 영화를, 난 나오면서 다 까먹었다. 싱겁다. 담백하게 그려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힘을 뺐다. 그 칭찬 일색 아련함이 코끝을 스칠 듯이 살랑살랑 일기만 하고 들이키기 전에 가버렸다. 더 찌질한 걸 보고 싶었다. 그건 찌질축에도 못 끼잖아. 그 정도는 차라리 귀엽잖아요. 안 그럼 내가 뭐가 돼. 진짜 난 뭐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