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LM

영화 보고 싶다

그런데 상영 중인 것이나 상영 예정 중인 것들이나 딱히 당기는 것이 없다. 한 번 봐볼까, 하는 영화도 이 동네에선 걸리지 않고. 그렇게 사람이 복작복작한데, 한 번쯤 비주류 영화 걸어줘도 괜찮잖아.
언젠가는 혼자 조조를 보기로 마음먹고, 볼 영화도 골랐는데 자꾸 미루게 되어서 아예 예매를 해버렸다. 그 길로는 처음 가봤는데, 어정쩡한 아침 시간대에 혼자 인적 드문 모텔촌을 지나가려니 기분이 이상. 막상 본 영화는 내내 정신이 딴 데 팔렸던 탓이었는지, 기대했던 방향에서 틀어진 탓이었는지, 실망이 컸다. 그렇게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뭣보다 투탑인줄 알았는데 원탑이더라고.
지난 주말에는 어쩌다 관심도 없던 스포츠계 영화를 두 편 봤다. 어떤 분야든 그 재능을 다룬 이야기에서는, 가슴 벅찬 감동보다, 처절하고 필사적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불편할지도 모르는 애처로운 느낌을 받고 싶다. 부딪치는 게 아니라 부딪혀 깨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쪽에선 기대하기 어렵잖아.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배인 채로 끝났으면 좋겠는데, 결국엔 팡- 터뜨리고 일어서버리니까.
성공 신화는 그닥 보고 싶지 않다. 심사가 뒤틀렸다고 해도 좋다. 현실도 모자라 가공한 이야기에서까지 그런 걸 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