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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Starsailor 스타세일러


겉포장 스티커를 오려 CD 케이스 안에 넣는 게 제일 먼저 하는 일.
열흘 전 새벽, 평소 흘려듣던 1집이 그날따라 귀에 착착 감겨,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던 4집과 함께 주문했다.

스타세일러는 보컬이 튀어서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본디, 어딘가에 곁들여 듣는 음악으로는 아닌 것 같다. 다른 일을 하면서 들으면 귀가 따가워지기도. 특히 3집은 무겁고 거센 느낌이 강해서 실망도 했었다. 이거 시끄럽기만 하잖아. 나중에 이어폰 꽂고 가만히 들어보면서 듣는 법이 글렀었다고 조금 반성. 그렇지만, 자칫하면 산만해지는 데다, 좋아하는 보컬이 묻히는 감이 있어서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3집은 구매 보류. 4집은 일단은 계속 들어보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두어 곡 빼고는 아직 그냥 그런 느낌. (그러고보면, 미리듣기로 감질나게 들어야 구매욕이 상승하는 듯)
미처 몰랐는데, 1집이 정말, 들을수록 괜찮다. 전체적으로 좀 가벼운 느낌인데, 이게 허공에 뜨는 그런 게 아니라, 쓸쓸하게 텅 빈 느낌. 가지 앙상한 겨울 나무 같다. 보컬색도 잘 드러나고. 진득하고 어두운데 낭창낭창.
그런데, 아- 제발 북클릿 좀.. 어떻게 가사 한 줄 없나여. 4집 너마저. 라이센스만 이 모양인가. CD 디자인도, 간소한 게 정말 한결같다. 그래도 이번 컬러는 과감하게 질렀네여! 3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은 Four to the floor. 리믹스 버전만 듣고 미니홈피 하던 시절에 배경음으로 사서 까봤더니 오리지널 버전. 축축 처지는 게 별로였는데 결국엔 그 곡이 들어 있는 2집을 사게 됐다. 부족한 용돈 쪼개 만화책이며 음반을 사던 때였다. 곡명을 잊어 그냥 최근 앨범 샀는데, 그 곡은 없었고, 돈이 아까워서 좋은 앨범이라고 위로하며 막 들어댔던, 이.. 인큐버스.... 까마귀 어쩌고 앨범이었는데, 그래도 마음에 쏙 드는 한 곡이 있어서 그 가치는 충분.. 할 거야, 아마.
요즘은 음악을 별로 안 듣는데- tv도 컴퓨터도 휴대폰도 없이, 입시와 작은 자취방에서 cdp, 라디오에 의지해 살던 그때와 달리, 눈과 귀를 돌릴 곳이 많아진 까닭이다. 폐인짓에 충실한 나날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