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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우아한 거짓말, 2014


울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원작을 안 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영화만 놓고 봤을 때는 글쎄, 이게 왜 이렇게 호평을 받는지 모르겠다. 고아성 연기에는 또 왜 그렇게 극찬을. 난 고아성 씬에서 감정 다 깨졌는데. 발음도 그렇지만, 다른 배우들에서 컷 넘어갈 때 자연스럽게 연결이 안 되는 것 같다. 영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감정선이 섬세한 듯 아닌 듯 뚝뚝 끊기는 느낌이 좀 있는데, 이게 각본+연출+편집 탓인지 배우들 절제된 감정 연기 탓인지 애매. 그 와중에 또 고아성 감정만 흐름을 못탄다. 설국열차 때도 언급하려다 말았는데, 솔직히 그때도 왜 그렇게 후한 평가를 받았는지 진짜 모르겠다. 그냥 방긋방긋 웃으면서 "크로놀?" 한 것 밖에 더 있나. 마지막에 울면서 아빠 찾을 때는, 엄마 손에 이끌려 뭣 모르고 드라마 처음 찍는 아역같던데.


영화보면서 울컥했던 대사가 둘 있다. 김희애의 "엄마한테 꼭 말해." 와, 김향기의 "나는 짜장면 때문에 죽을 거야." 저 짧은 대사에 그 모든 심경이 다 담겨 있어서 확 치밀어 오르려고 하는데, 그러기 무섭게 장면 전환. 울지 않게 해주셔서 고, 고맙습니다. 사실 거의 울 뻔 했는데, 옆에서 눈물난다고 말 거는 바람에 쏙 들어감.

2주 전에 본 영화고, 따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어느 TV프로에서 고아성을 치켜세우기에 반발심리가 생겨서 그만. 더 좋은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