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옆집에서는 매일같이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그 낡은 건물의 벽은 이웃들의 일상적인 소리를 잘도 전해와서 잔뜩 곤두서 있던 내 신경에 거슬렸다. 하지만, 마르고 거친 기침을 토해내는 소리는 몹시도 고통스럽게 들렸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끄럽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괜히 나까지 움찔거리곤 했었다. 나아지는 기색 없이 날로 심해지는 기침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이웃에게 연민을 느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무렵 많이 지쳐 있었던 나는, 무엇인지 모를 그 병을 내가 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그랬으면 했다. 그렇게 멀쩡한 몸을 축 늘어뜨리기보다는, 뚜렷한 병명-힘없이 있을 목적-이라도 있는 게 내 꼴이 떳떳해질 것 같았다. 그날도 이런 한심한 생각들을 하며 가만히 누워.. 더보기 이전 1 ··· 200 201 202 203 204 2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