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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D-29 하루 자고 하루 깨어있는 날들의 연속. 지금도 자야되는데 나 뭐함. 27시간째 깨어있다. 눈이 따큼따큼. 아흐허허흐으흫허ㅓ허으ㅡ허허어헣으ㅡ 이러고 도서관 가서 잡니다. 그나마도 잘 안 가고. 이대로라면 내일도 그냥 날라갈 듯. 야호 망했다 2월 15일. 더보기
개굴개굴 개구리 1 풀벌레마저도 잠든 지 오래, 앞뜰엔 어스름 새벽빛이 번져가는데 홀로 깨어 있는 이의 눈은 감길 줄을 몰랐다. 책의 마지막 장, 글은 활자 없이 이어져 머리 위를 맴돌았다. 벌써 며칠째 그는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개구리'와 마주친 그날. 개구리는 이 외진 마을에서도 더 외진 곳에 살았다. 그가 언제부터 그곳에 살았는지, 확실히 아는 이가 없었다. 어떤 이는 7~8년, 어떤 이는 수십 년 전이라고 했다. 혹자는 백 년도 더 되었다고 했다. 에이, 그럴 리가 있나.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아니, 그럼 자네들은 안단 말인가. 그래도 그렇지, 백 년이 뭔가. 백 년 전에 자네가 직접 봤다고 하면 믿어줌세. 암, 믿어주고말고.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더보기
muSHEroom 그사람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것도, 하필 그곳에서 마주친 나 자신이 부끄러운 것도 아니었다. 하물며 안쓰러움이나 실망감은 더더욱. 조금 어려운, 묘한 기분이었다. 기회 삼아 옆에 앉혀볼 법도 했건만 어쩐지 내키지 않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 노골적인 내 시선에도 개의치 않았다. 농염한 눈웃음과 나긋한 목소리, 담배에 불을 붙이는 손이 익숙했고, 탐하는 손길을 은근슬쩍 치워내는 손이 노련했다. 그럼에도 낯설지가 않았다. 더보기
20060615 골격같은 거 몰라도 마냥 재밌다. 내가 그림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이제 나와 상관없는 일. 더보기
기침 옆집에서는 매일같이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그 낡은 건물의 벽은 이웃들의 일상적인 소리를 잘도 전해와서 잔뜩 곤두서 있던 내 신경에 거슬렸다. 하지만, 마르고 거친 기침을 토해내는 소리는 몹시도 고통스럽게 들렸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끄럽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괜히 나까지 움찔거리곤 했었다. 나아지는 기색 없이 날로 심해지는 기침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이웃에게 연민을 느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무렵 많이 지쳐 있었던 나는, 무엇인지 모를 그 병을 내가 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그랬으면 했다. 그렇게 멀쩡한 몸을 축 늘어뜨리기보다는, 뚜렷한 병명-힘없이 있을 목적-이라도 있는 게 내 꼴이 떳떳해질 것 같았다. 그날도 이런 한심한 생각들을 하며 가만히 누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