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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重慶森林 중경삼림, 1994




영화의 마지막, 침착한 척해도 그 설렘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긴 하지만, 얼핏얼핏 보이는 이 표정이 너무 아련 씁쓸해서, 그런 결말임에도 헛헛함이 남는다. 이후의 이야기가 5분 정도 더 이어진다면, 그 끝은 그리 유쾌하진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 생겨버렸는데, 옛 연인이 찾아온 것 같은 그런 표정이잖아. -라는 것과는 별개로, 와아- 나, 양조위 이 아련 돋는 표정에 반했다. 이 아저씨 어디에 이런 표정을 숨겨두고 있었던 거져. 그동안 몰라 봬서 죄송해여 엉엉. 화양연화도 다시 봐야겠어여. 거기에서도 뭔가 비슷한 분위기이지 않나.
중경삼림 처음 봤을 땐, 엉엉 금성무 그런 얼굴 해가지고 그런 억양으로 말하지 마, 금성무 에피소드 뭐 이렇게 싱거워! 이랬었는데, 이제 금성무는 저리 치워두고, 양조위 양조위! 다시 봐도 금성무 편이 좀 약한데, 금성무, 임청하 두 사람이 엮어가는 이야기라기보다, 서로 그냥 스치는 인연1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각각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해서 그런가. 왠지 양조위, 왕정문 이야기의 전채 격인 것 같다. 또, 이 둘의 테마인 California Dreaming이 너무 탁월해 강렬한 인상을 주기도 하고.
어디서 중경삼림에 대한 글을 보고, 이렇게 괜찮은 영화였나 싶어서 다시 봤는데, 그때는 놓치고 지나쳐버린 게 너무 많았던 거 같다. 다시 보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