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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重慶森林 중경삼림, 1994 영화의 마지막, 침착한 척해도 그 설렘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긴 하지만, 얼핏얼핏 보이는 이 표정이 너무 아련 씁쓸해서, 그런 결말임에도 헛헛함이 남는다. 이후의 이야기가 5분 정도 더 이어진다면, 그 끝은 그리 유쾌하진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 생겨버렸는데, 옛 연인이 찾아온 것 같은 그런 표정이잖아. -라는 것과는 별개로, 와아- 나, 양조위 이 아련 돋는 표정에 반했다. 이 아저씨 어디에 이런 표정을 숨겨두고 있었던 거져. 그동안 몰라 봬서 죄송해여 엉엉. 화양연화도 다시 봐야겠어여. 거기에서도 뭔가 비슷한 분위기이지 않나. 중경삼림 처음 봤을 땐, 엉엉 금성무 그런 얼굴 해가지고 그런 억양으로 말하지 마, 금성무 에피소드 뭐 이렇게 싱거워! 이랬었는데, 이제 금성무는 저리 치워두고, 양조위 양조.. 더보기
파수꾼, 2011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서툴러서 안쓰럽다. 그 갑갑한 내벽을 어쩌지 못해, 밑에서부터 삵기 시작해 손쓸 도리 없이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기댈 어깨가 되어주지 못한 사람은 그 죄책감을 평생 벗기 힘들겠지. 알아주지 못해서, 막아주지 못해서. 피해자는 물리적 상처를 내세워, 속사정을 외면할 수 있고, 그렇게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더보기
영화 취향 ※ 영화를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는 편이 못 되므로, 시각이 편협할 수 있음 히어로, 멜로, 호러, SF는 꺼리는 편이다. 히어로물은 그냥 재수 없어. 사기적인 능력은 그렇다 치고, 한 사람이 세계를 구한다는 그런 게 납득이 잘 안 된다. 그나마 제일 인간미 있는 스파이더맨도 별로. 멜로만큼 진부하고 식상해지기 쉬운 장르도 없는 거 같다. 그래도 아주 안 보는 것은 아닌데, '이프 온리 (2004)'처럼 빤한 것도 모자라 시종일관 안타까운 표정 지으면서 울락 말락 하는 영화는 딱 싫고, 상큼상큼 풋풋한 쪽이 좋다. 이쪽은 로맨스라고 하나요. 그래도 휴 그랜트가 나오면 보, 볼까. 왕가위 영화도 좋다. 습한 날씨에 피부는 번들번들, 붉은빛 돌고 끈적해 보이는 방, 저 벽에 터털터털 환풍기 돌아가는 틈에서 .. 더보기
3 idiots 세 얼간이, 2009 영화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정지하거나, 돌려보지 않은 스스로가 신기. (가만히 앉아서 듣거나 보는 것을 잘 못하기 때문에 영화든 뭐든 한 번에 보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국내 영상 볼 때는 프리셀이나 지뢰찾기를 항상 띄워두고 있음. 외국 영상은 자막을 봐야 하니까 아예 중간중간 정지하고 다른 일을 할 때가 태반.) 전에 인도 영화 관련 다큐 봤을 때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것도 안 보려다가 뮤지컬 부분은 그냥 스킵하고 봐야지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이상하거나 뜬금없지 않았다. 지루하지도 않고. 이야기 흐름만 보자면 단조롭고 뻔할 수도 있는데, 재미와 여운 끌기가 없는 감동을 꽉꽉 잘 채워넣은 것 같다. 내용이 대충 예상은 가도, 거기에 이르기까지 재미있게 볼.. 더보기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2008 일주일 전, 보다가 자겠지, 하고 불 다 꺼놓고 누워서 봤는데, 끝까지 다 봤음. 엉엉 내 잠요. 어쭙잖은 의리 따위 없어요. 쓰잘데없는 걸로 질질 끌지 않고 확 질러서 좋다. '뭐, 좆되기 경연대회야?' 이런 대사 센스도 좋음. 종길이(오태경) 진짜 고 쌩양아치. 다른 데서 봤을 때도 낯이 익다 했더니 98년도 드라마 육남매의 그 장남, 창희라고. 창희야! 김흥수는 개성 없는, 비쩍 마른, 어떻게 명맥은 유지하는 그냥 그런 배우로만 생각했었는데, 다시 봤다. 줄거리와 예고편을 영화 다 본 후에 봤는데, 참 안 당기게 써놓고 만들어놨지 싶다. 제목도 포스터도 카피도 다 안타까워서 막 눈물이 다 나네요. 영화 끼깔나게 잘 뽑아놓고 왜 그랬어요. ★★★★ 더보기